본문 바로가기
■ 詩畵集(3) : 바람이 울고간

늦가을 화진포(花津浦)

by 조사익시문학(運營者) 2022. 8. 12.

늦가을 화진포

趙司翼

 

바다가 숨을 몰아 쉴 때마다 거친 파도의 요동 속에

벌집 드나들듯 고깃배 윙윙 거리는 화진포
뼈마디를 갉아내는 숨비소리 처참히 
주저앉고마는 늙은 어부를 보면서
고개 돌린 내 눈가가 적시어온다

둥지 떠난 네 자녀를 애 태이 기다리다
주름 깊어졌다는, 그처럼 깊이 패인 파도가 밀리는 항구에서
"나는 끝내 바다에서 학살되고 말 인생이여!"라고, 
피보다 진한 눈물 견디고 계시는!
홀로인 당신 앞을 나는 차마 떠날 수가 없습니다

질근질근 씹어 견딘 세월 
소리 없이 울부짖는 통곡의 절규였을 것이다 
죽음 짓누르는 공포 있다면
거친 바람에 어부의 하루가 위태위태 흔들린다 
남은 세월 훌훌 털릴지도 모르고

 

2011년   가을이 질무렵 화진포  해안가에서 86세 어부를 만났다

 

  편집등록    성우혁   

'■ 詩畵集(3) : 바람이 울고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미타케 외로운 밤  (0) 2022.08.17
우울한 사랑  (0) 2022.08.15
시월, 산토리니 Santorini  (0) 2022.08.15
苦惱의 詩  (1) 2022.08.14
뇌우 雷雨  (1) 2022.08.08
미켈란젤로 언덕에서  (0) 2022.08.07
몽산포 해당화  (0) 2022.08.06
그레이트 베이슨 . Great Basin  (1) 2022.08.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