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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詩畵集(3) : 바람이 울고간

뇌우 雷雨

by 조사익시문학(運營者) 2022. 8. 8.

뇌우 雷雨
연기에 젖은 송판장처럼 어두워 오는 하늘
없는 죄도 손 모으게 할 것 같은
폭풍을 목전에서 고요만이 음산한 대류의 정체 속에
이내 하늘이 우르르 어긋나기 시작한다
커튼을 젖히고 창밖을 보았다
강수 입자 팽창 속에 번개 번뜩이는 거리뿐

미루나무를 기대 살던 꺾인 버들 가지를 붙들고
새들의 아우성으로 들끓는 하늘 아래
다다닥  떨어지는 우박 덩어리가 
붉은 피 흘리며 우두둑 툭툭 질 때마다
대지마저 숨퉁이 끊기며 날 선 비명을 내뱉는다

맹렬했던 가뭄 머물던 곳엔
쏟아지는 폭우 속에 마른 침대가 드러나고
개구리 목구멍이 삐걱 거리는 소리 요란한데
낙뢰 번뜩이며 하늘이 무너질 때마다
베토벤 '운명교향곡'에 없는 천둥소리가
로렌초 기베르티 '천국의 문'에 없는 낙뢰 번뜩이는

趙司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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