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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同人詩(1) : Literary Coterie27

정경희 . 살다 보니 그렇더라고요 살다 보니 그렇더라고요 정경희 내 생에 봄날 같은 날도 있고 꽁꽁 얼음 얼어 막막한 날도 있고 벼락 치는 날도 있고 먹구름 잔뜩 낀 날도 있고 보름 내내 장마진 날도 있고 태풍 몰아치는 날도 있고 황사 몰이 바람 세찬 날도 있고 스산한 바람으로 으실한 날도 있고 한겨울 동장군 대동한 귀 찡한 매운 날도 있고 솔솔 부는 봄바람 아름다운 날도 있고 눈보라 매섭게 몰아치는 날도 있고 봄꽃 향기 몰고 와 아지랑이 아른거리는 날도 있고 만산홍엽 지천으로 즐거운 날도 있고 잊히기도 하고 그렇게 살아지더이다 인간만사 새옹지마이더이다. 이제는 그 어떤 날이 와도 담대히 맞으리이다 제목 편집등록 신유라 2022. 9. 29.
김진학 . 겨울 정동진 김진학 . 겨울 정동진 빈 열차 게으르게 가는 구부러진 철로와 차가워서 좋은 바다 비우고 싶은 오욕과 채우고 싶은 비움과 눈송이 따라 오르는 어떤 그리움 Winter, Jeong Dongjin . Jinhak Kim An empty train with a bent track going lazy Cool and fun sea The five desires to empty The emptying that I want to fill Some longing that rises after the snowflake 편집등록 정민재 2022. 9. 23.
정경희 . 알프스 연가 알프스 연가 by 정경희 새하얀 뭉게구름이 벗하여 노닐며 알프스 산마루에 걸터앉으니 상큼한 바람이 지나가다 산골짜기 꽃님들의 소식 전해준다. 푸른 용담초, 붉은 범의 귀, 수선화 산골짝 지천으로 울긋불긋 알록달록. 저너머 둘러보니 사방이 꽃으로 뒤덮여 연노랑 초록, 붉은 달리아, 레세다의 꽃 향연이 화려하다. 계곡의 찰진 물소리는 자갈돌 재잘거림에 어찌나 청량했는지. 저 아름다운 꽃무리들이 화려한 웃음으로 내 영혼을 부른다. 벌, 노랑나비, 텃새, 종달새가 춤추며 노래한다. 몽환적인 환상인가, 흐드러진 야생화의 낙원인가 행복이 옹기종기 모여 노래 부른다. 오 그대 꽃이여! 사랑스러운 그대들이여! 편집등록 신유라 제목 2022. 9. 23.
김진학 . 들국화 김진학 . 들국화 들길가다 너를 만나 돌아선 발길 소리 없이 피는 너처럼 나 이승에 왔다가 소리 없이 지는 너처럼 나 가야 하겠지 마음아파 개울 건너 산아래 이어진 길 다 기운 가을에 너만 홀로 피었구나 걸어온 길 돌아보면 문득 가슴 한자락 스치는 그리운 바람 이름없는 들녘에 내 어찌 너처럼 피었는가 산 위에 물든 노을에 가을이 진다 편집등록 신유라 제목 2022. 9. 21.
아르투르 올자크 . 가을 어느 날 ● Artur Olszak (아르투르 올자크) ● Literary Academy member (문학 아카데미 동호회) ● 거주지 . Switzerland zurich ● The University of Zurich 인문학교수 One day in autumn Alps autumn windy sunny afternoon My heart is wide awake, yet full of dreams. The air, alive with hushed confusion, teems With scent of grain-fields, and a mystic rune, Foreboding of the fall of Summer soon, Keeps swelling and subsiding, till there seems.. 2022. 9. 19.
브래들리 샤빗 아트슨 . 나는 창녀에게 나는 창녀에게 기꺼이 내 마음을 팔았다 나는 하룻밤 인생을 눈물 흘리며 구애하는 창녀에게 팔았다 인생을 고민하며 어두웠던 시절, 이렇게 편안함을 느낀 적이 없었다 나 이렇듯 누구든 간에 사랑은 시장에서 은밀한 상품이다 각기 매력을, 마법처럼 끌고 끌리면 남자와 여지는 가격 흥정이 맞아떨어질 때, 힘과 매력을 섞는다 도시의 밤거리는 웃음으로 가득했고, 나도 거리의 사랑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숫한 이유들이 거리의 사랑을 찾아 헤매는 것을 보았다 사랑을 팔고 사는 거리는 그 자체만 존재하는 곳은 아니었다 옛 연인을 잊지 못해서, 가출한 아내를 찾는 사람들,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진 딸을 찾는 아버지들, 허기진 사랑을 받아줄 여자를 찾아서, 순간의 쾌락을 즐기기 위해서, 여기 오기까지, 내가 생각했던.. 2022. 9. 18.
정경희 . 헤세를 말하며 정경희 . 헤세를 말하며 헤세 님은 인생의 방랑자이십니다. 당신의 두 눈동자에서는 자연을 동경하고 사랑하며 구름이 흘러간 저 너머의 세상에 대한 호기심과 밤하늘의 빛나는 별들이 잔뜩 담긴 잔잔한 호수가 보입니다. 마치 순수한 보석 같습니다. 당신의 영혼 속에는 고독한 방랑자 기질이 있어 바람이 세차게 창문을 두들기면 외투, 모자, 스틱을 들고 떠나지 않을 수 없어했습니다 대자연이 얘기하는 소리에 귀 기울이고 높푸른 천지를 방랑하였습니다. 당신이 말씀하신 " 늘 여름일 수는 없으니! " 이 말씀에 참으로 고개 숙입니다. 당신의 가을은 언제나 흐리고 습한 잿빛이었습니다. 마치 삭막한 겨울의 전초전인 듯. 늦가을 때 이른 첫눈이 흰빛과 잿빛과 적막만을 노래할 때 방랑자는 지난 계절의 아름다웠던 온갖 기쁨과 추.. 2022. 9. 17.
조병교 . 하늘을 보면서 조병교 . 하늘을 보면서 다섯 자 남짓의 작은 몸뚱이를 숙주로 빌어 한 생애 머무는 허공의 신열을 북풍은 남으로 밀어 발아래 바닷물에 보태고 서풍은 제 곁의 큰 산 바위로서 삼키는데 독한 향내로 손짓하는 앙다문 하늘의 입 속에 사나운 발톱마저 거두라고 나는 가야 하는가 아쉬운 것 아쉬운 채 버려두고서 모자란 것 모자란 채 버려두고서 그렇게 넘어져야 바로 선 세월이라며 수레바퀴 구르듯 나는 가야 하는가 편집등록 신유라 BGM - 남택상(Le Temps D'un Et) 제목 2022. 9. 17.
이영희 . 거울 거울 . 이영희 청소하다 무심코 던져버린 장난감 세 살배기 바로 배워 토끼인형 날아온다 울 손녀 일침을 가한다 행동거지 잘하라고 편집등록 신유라 BGM - 동요 (반달) 제목 2022. 9. 5.
내 허락 없인 아프지도 마 내 허락 없인 아프지도 마 염경희 꽃도 필 때는 아프다고 밤새 울어 눈물 방울 머금잖아 진주조개는 아린 상처 파도에게 하소연하는데 뜨거워 견딜 수 없다고 노을마저도 서산 마루에 안기던 걸 하물며 사랑하는 당신이 아프려면 내게 먼저 물어 보고 아파야지 그래야 아픈 상처, 바람에게 호호 불어 달라 부탁을 하지 비에게 일러 어루만지라 얘기를 하지 정말이야 이제 내 허락 없인 아프지도 마 편집등록 신유라 BGM - 내 삶을 눈물로 채워도 제목 2022. 9. 4.
김진학 . 가을 새벽의 상념 김진학. 가을 새벽의 상념 사랑은 죽어서 무엇이 되나 그리움은 죽어서 어디로 가나 내가 알 수 없는 거긴 저녁이 있고 새벽도 있나 밤새 내면의 세계에 서성여도 거긴 너무 멀다 창을 연다 두꺼운 어둠을 깨고 오르는 빛 가장 힘 있고 아름다운 일이 사랑이라는데 그 강한 어둠을 뚫고 밝아오는 것을 보니 사랑은 죽으면 먼동이 되나 보다 남방을 꺼낸다 다리미가 지날 때마다 펴지는 주름 구겨진 가슴도 아픔이 지날 때마다 길이 났을 건데 사람 하나 없다고 세상 안 돌아가는 건 아닐진대 나 혼자만 삐걱거린다 사람의 정이란 사랑과 합치면 두려울 게 없다는데 밥 한 술을 뜨면 목젖에 걸리는 것을 보니 그리움은 죽어서 축축한 가슴이 되나 보다 편집등록 정민재 제목 2022. 8. 10.
William James Collins . 오늘 Today . William James Collins If ever there were a spring day so perfect, so uplifted by a warm intermittent breeze that it made you want to throw open all the windows in the house and unlatch the door to the canary's cage, indeed, rip the little door from its jamb, a day when the cool brick paths and the garden bursting with peonies seemed so etched in sunlight that you felt like taking a hamme.. 2022. 7.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