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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 . 등산

그랜드캐년 작은 숲

by 조사익시문학(運營者) 2024. 3. 28.

 

그랜드캐년 작은 

趙司翼

협곡이 울부짖어도 손 내밀 수가 없어
눈을 딴 데로 지나치려 는데 늙은 나무가 말했다
" 이봐요

우리는 콜로라도 먼지바람에 실려
천길 낭떠러지 캐년계곡에서 시작된 숲이랍니다
사시사철 절벽이 무너져 내리고
자갈 널브러진 비탈면 골짜기 황토뿐으로
패인 상처 달래려 해도
이제는 가슴마저 말라버리고
고향 아닌 고향에서
소나무, 미루나무, 참나무, 너도밤나무까지
신음하듯 우는 세월몸을 맡기고 살아갑니다"


귓가를 스치듯 들려오는 소리는
계곡물소리만인가 했더니
바람의 몸을 빌려 숲이 우는 소리였다
그런가 하면
신음하듯 때때로 들려오는 소리는
가슴 적시며 내게서 지는 눈물이었다

2017.08.19 grand canyon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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