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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同人詩(1) : Literary Coterie

조병교 . 시추선

by 조사익시문학(運營者) 2022. 10. 25.

 

조병교 . 시추선
무른 지식의 부리로 빙하를 부수며 웃는다
새 꽃이여 강자의 권태에서 피어나라
날치는 수면을 꿰어 허공에 재봉한다
색동실 입에 문 도요새의 비상은
추락은 망상의 창에 무지개를 찍는다

아인슈타인의 초침이 안드로메다의 너비를 헨다
닳은 붓 끝에 별무리가 쏟아진다
인종의 남은 수명에 역비례로
내 이마에 눈금이 드러난다
달마가 하늘초상화의 꽃을 따 술을 담근다
나비 타고 날아온 장자는
빈 나뭇가지에 배를 띄워 주연을 편다

(이 설계도를 수놓은 손수건으로
물이불 덮고 앓는 공룡의 검은 땀을 닦아
아직 살아 가슴 뛰는 동해에 띄워야 하리라
불거품을 쏘아 바다 곁의 하늘로 보내리라

동해 공룡 그 비대한 몸뚱이
터지는 권태를 삭히려고 빙하 저편 달려간
순례 성전의 넘치는 빛줄기를
멀리 오는 파도 발치에 걸어주리라)
시간에서 돋아 시간으로 지는 꽃이다

 

 

편집등록 (신유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