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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同人詩(1) : Literary Coterie

정경희 . 어느 시인 만나던 날

by 조사익시문학(運營者) 2022. 11. 12.

 

어느 시인 만나던 날
정경희


윌리엄 워즈워드 님이 저 아름다운 숲을 보셨다면
구름처럼 외로운 방황하지 않으셨겠지요.
노란 황금 색 수선화 무리보다 얼마나 아름다운지요.
헤르만 헤세 님이 사랑하신 맑고 여리고
작은 영혼들이 머무는
그 고요하고 빛나는 숲인 줄 단번에 알았습니다.

고귀한 품격으로 잘 갖춰 입은 늠름한 왕자님!
분명 숲의 정령을 기다리는 마법에 걸린 왕자님.
자작나무의 비밀스러운 정체입니다.

숲 속으로 난 자그마한 오솔길.
저 길은 요즘 제가 가보고 싶은 가지 않은 길.
좌우에 줄지은 노란 풀들이 지나는 산객들의 길잡이.

저 숲 속에 걸어 들어가면 나를 맞을 것들을 기대해 봅니다.
나뭇잎 사이로 빛나는 햇빛 받아
아름다운 갈꽃 풍성한 꽃무리들.
봄에 꽃 피워 여름 내내 튼실히 열매 맺어
이맘때 소담스레 나무에 매달려 사랑의 눈길 보내는 산과일.

부드러운 서풍이라도 지나치면
저 키다리 나무들의 잎사귀들이
소프라노, 알토, 테너, 베이스로 합창을 해대겠지요.
내 영혼 깊숙이 맑음을 들이부어주겠지요.

숲 속에서 지저귀는 산새들의 노랫소리는 얼마나 청아할까요?
천상의 소리로 울려 퍼지겠지요.

바람이 짓궂은 장난이라도 할 량이면
노랗게 물든 이파리들이 낙엽비 되어
환상처럼 팔랑팔랑 내리겠지요!
아! 깊은 산속 옹달샘 옆에 사는 저 숲 속의 요정이고 싶습니다.

 

편집등록(신유라) .  BGM - 꽃이피는날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