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병교 . 이 좋은 봄날에 7
잔바람에 흔들리는 이슬비는 질척이며
벚꽃 이파리와 벗이 되어 허공을 삼키는데
따사로이 꽃눈 맞으며 봄 거리를 거닐고 있네
오동잎 사이로 뭇별이 더덩실 발디뎌오면
달빛은 허공 아래 펄럭이며 자취를 흘려놓고
풀 섶에 돋아나던 이슬은 단꿈을 적시네
수 백 년 후까지 좋은 밤이 줄지어 열리면
구름머리 밟고 가는 보름달이 때때로 돋아
허공을 마치 제집인양 들락거리려나
머리 위에 가만가만 떠도는 철새 한 무리도
술렁이는 바람을 타고 귀향을 헤아리는데
오늘따라 하현달이 늦게 돋아 잠 못 이루네
편집등록 . 신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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