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詩文學 . 2024년27 어둔 밤을 홀로 외로이 어둔 밤을 홀로 외로이 趙司翼 또 이렇게 흐르는 하루와 이별하면서 도나우 강 전망대 재즈바에서 보는 창밖 사람들 터벅터벅 즐겁게들 행복했는지! 흔들리는 불빛처럼 쓸쓸해 보이기도 하고, 뜻하지 않게 찾아오는 기쁘고 슬픈 일 모두 그렇듯이 세상 걱정 없어 보여도 가면 속에 비명을 감추고 눈물을 숨기고 평생을 업보(業報)로 이래도, 저래도, 나는 괜찮다 지나치게 현명하려고 발버둥만 아니면 된다 인생이 시련처럼 느껴질 때면 나를 둘러싼 세상 이치가 그런 거라고, 운명의 캔버스에 붓 칠 어루만지며 어두운 밤을 또 어두운 바에서 울림 외로운 쇼팽 녹턴을 청해 들으며 슬픈 도시 부다페스트를 호흡하고 있다 2023.11.23 - Hungary 제목 2024. 1. 17. 나는 어디 있을까 나는 어디 있을까 趙司翼 날리는 눈처럼 멈추지 않는 의문 부호를 네거리에 내어 놓고 지나가는 발자국에 귀 기울여 물어보았다 거리로 쏟아지는 여러 오열을 보면서 불꽃 튀는 세상 성자가 많을까? 죄인이 많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자 삶의 방식에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모두 동의하지는 않는 것 같고 으르렁거린다고 해서 모두 잔인한 것도 아니고 관대하다고 모두가 정의로운 것도 아니었다 소수의 좋은 사람을 만나봐도 다수의 나쁜 사람을 만나 봐도 풀리지 않는 삶을 모두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뭔가 실제적 진실을 알기 위해 옛 것을 들춰봐도 행복 곁엔 슬픔이 있고 웃음 곁엔 눈물이 있고 선 곁엔 악이 있다는 것 세상에는 두 부류 사람이 존재한다는 것 2024.01.06 제목 2024. 1. 7. 지리산 동백 숲에서 지리산 동백 숲에서 趙司翼 서리 숲 붉게 핀 동백꽃들이 넌지시 웃고 있어도 실개천 고향 같은 계곡물 흘러도 외롬에 갇혀 껍질 깨지 못하고 인적 뜸한 청학동 자갈돌 눈길에 넘어지고 또 넘어지고 눈 녹아 흐르면서 어깨를 훌쩍이는데 이런 때는 숲바닥을 움켜쥐고 기억에 없는 누구라도 이야기할 사람 만나고 싶다 단테처럼 영혼을 예견할 수 있다면 초조하게 견디기 힘든 욕심, 집착, 애착, 모두 비우고 틀에 박힌 시간에서 벗어나고 싶다 눈바람 타고 도약하는 새들 날아가는 노을빛 사이로 저녁 무렵이 찾아들고 속속들이 별무리가 어둠을 차오른다 동백숲 눈에 찍힌 발자국 희미해지면서 2024.01.02 제목 2024. 1. 3. 이전 1 2 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