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즐리'라는 이름의 소녀
어찌, 이 가련한 운명을 타고난 어린 소녀야
마른 애정은 음산한 거리를 방황하고
겁에 질린 눈동자는 무엇을 말하려는지!
회오리 휩쓸고 간 눈가에 눈물이 맺혀 있다
소녀는 녹슨 가드레일을 기대 있고
굴레처럼 굽어 있는 유백색 가로등 불빛 흐릿한
도시의 공해로 지쳐 흐르는 정적의 시간
허기진 발끝으로 도시를 떨며 기대 서 있는
소녀의 가련함이 마음 아프다
흐릿한 오후 소녀의 검은 눈동자는
별이 빛나는 밤을 아무 생각 없이 응시하고
장막 같은 하루만이 또 쌓여가는
미로처럼 얽혀 있는 도시의 불빛 속에서
팽창된 밤의 그림자를 밟고 서 있다
사막의 동굴처럼 깊어 있는
눈물뿐인 소녀의 검은 눈동자가
무표정한 얼굴을 하고 어두운 밤을 배회한다
2018년 1월 28일 Syria에서
소녀의 사진은 모자이크 처리함
편집등록 성우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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