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화 . 내 청춘에 바치노라
임화. 내 청춘에 바치노라 그들은 하나도 어디 태생인지 몰랐다. 아무도 서로 묻지 않고, 이야기하려고도 안 했다. 나라와 말과 부모의 다름은 그들의 우정의 한 자랑일 뿐. 사람들을 갈라놓은 장벽이, 오히려 그들의 마음을 얽어매듯 한데 모아, 경멸과 질투와 시기와 미움으로밖엔, 서로 대할 수 없게 만든 하늘 아래, 그들은 밤바람에 항거하는 작고 큰 파도들이 한 대양에 어울리듯, 그것과 맞서는 정열을 가지고, 한 머리 아래 손발처럼 화목하였다. 일찍이 어떤 피일지라도 그들과 같은 우정을 낳지는 못했으리라. 높은 예지, 새 시대의 총명만이, 비로소 낡은 피로 흐릴 정열을 씻은 것이다. 오로지 수정 모양으로 맑은 태양이, 환하니 밝은 들판 위를 경주하는 아이들처럼, 그들은 곧장 앞을 향하여 뛰어가면 그만이다. ..
2022. 11.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