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명 . 내 마음은
내 마음은 호수요
그대 노 저어 오오
나는 그대의 흰 그림자를 안고, 옥 같이
그대의 뱃전에 부서지리라
내 마음은 촛불이요
그대 저 문을 닫아 주오
나는 그대의 비단 옷자락에 떨며, 고요히
최후의 한 방울도 남김없이 타오리다
내 마음은 나그네요
그대 피리를 불어주오
나는 달 아래 귀를 기울이며, 호젓이
나의 밤을 새이오리다
내 마음은 낙엽이요
잠깐 그대의 뜰에 머무르게 하오
이제 바람이 일면 나는 또 나그네같이, 외로이
그대를 떠나오리다
'● 국내시 . 종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안주철 . 은빛 송사리 (45) | 2024.07.02 |
---|---|
신동엽 . 산에 언덕에 (72) | 2024.04.29 |
변영로 . 봄비 (78) | 2024.04.28 |
조병화 . 입춘(立春) (83) | 2024.02.15 |
박성룡 . 풀잎 (4) | 2023.06.23 |
김상옥 . 봉선화(鳳仙花) (5) | 2023.06.18 |
김남조 . 허망에 관하여 (6) | 2023.05.25 |
김수영 . 폭포 (3) | 2023.05.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