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詩畵集(3) : 바람이 울고간

자화상 自畵像

by 조사익시문학(運營者) 2022. 8. 23.

자화상 自畵像

趙司翼

 

상처 얼룩진 걸음 이제라도 끊어 내야겠다

내 부모가 내 걸어준 씨 등불 하나로
동절(冬節), 녹아 흐르던 밤 어둠을 첫출발로
희끗거린 반백의 머리 비척이며
황혼의 강 건널 때 어느 변곡(變曲) 선상에서
고인 눈물 옷깃 여미는 쓰라림이 아프다

이것이 전부라면, 오! 이것이 전부였다면
이제라도 인생에 푸른 비가 내려야 한다
넋을 놓고 굳은 사지를 매 만지는 어리석음은 말아야지
삶의 운율이 쓰러지고 이내 흐느끼는 소리가
비애의 폭풍처럼 매몰되어 가는
고뇌의 밤 견디기 위한 억센 생명은 차마 안쓰러워

내가 견딜 수 있게
오! 내 남은 의지로 견딜 수 있게
이제라도 손을 내밀자
오직 살려는 몸부림 속에
참혹한 내일을 분간 못한다면 너무 비참할 것 같다 
빛바랜 감정은 차마 서러워
내 인생 항로에 푸른 비가 내리기를 손 모으고

 

 

  편집등록    신유라        BGM - 남택상 (우울한 미소 . Melancholy Smile)

'■ 詩畵集(3) : 바람이 울고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윌밍턴 항구로 가는  (0) 2022.09.01
간 밤 그 여름은 떠났고  (0) 2022.08.31
파르테논 신전을 처음 봤을 때  (1) 2022.08.30
人生 列車는 簡易驛이 없다 (二)  (2) 2022.08.23
나 언젠가는  (2) 2022.08.19
미타케 외로운 밤  (0) 2022.08.17
우울한 사랑  (0) 2022.08.15
시월, 산토리니 Santorini  (0) 2022.08.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