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장으로 구급차가 진입하는 것을 보게 될까 두렵고
잠들까 봐 두렵고, 잠 못 들까 싶은 두려움
한밤중 울리는 전화벨 소리에 대한 두려움 속에
어디를 가든 코끝에 점 있는 여자를 만날까 봐 두렵고
계단 난간을 닦고 있는 청소하는 여자와 마주칠 까봐 못내 두렵다
(영안실에서 마주친 ..)
떠돌면서 돈이 부족할지 모른다는 두려움도 두려움이지만
약속 시간보다 먼저 도착할까 봐 두렵고
늦을까 봐 두렵고
너무 오래 사는 것에 대한 두려움 속에서
아름답지 못한 죽음일까가 두려운데
내 죽음보다 더한 두려움이 있다면
울리는 전화벨 소리에 영안실로 가서 친구 시신을 확인해야 하는 일이었다
지중해 푸른 물결이 광장까지 넘실 대는 듯 그러했던
팔월 그날 피렌체의 푸른 하늘이 슬퍼 보였는지...............
고통 속에 죽어 가는 친구를 부둥켜안고
몸서리치게 울었던 기억은 피를 토하듯 슬픈 날이었다
영안실에서 친구를 마주 하면서
뜨고 있는 눈을 감겨주는 순간
하루 내내 burnout으로, 다시 깨어났을 때는
싸늘하게 굳어버린 친구를 부둥켜안고 울기만 했었다
잊기로 다짐을 해도 나도 모르게 찾아온 베네치아
burnout syndrome이 재발할 때마다 캔버스를 펼쳐 놓고
그냥 친구가 보고 싶다
2018.08 - 베네치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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