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안진 . 눈 내리는 날의 일기
눈 내리는 창가에 서면 그리워집니다 다시금
저 순수와 정직의 꽃가루 가득히 쓰고 달려가 무릎 꿇고 싶습니다.
어느 낯선 거리에서라도 객쩍은 웃음으로 마주치기흫
눈 내리는 창가에 서면 더운 눈물 데불고 찾아오는 이
간절한 그 누구 아직 있습니다.
밤마다 박쥐떼 푸득거리는 추억의 동굴 속
허깨비의 거미줄을 말끔히 걷어내고 등燈을 돋운다.
친구여 힘을 내자고 어디선가 들려오는 힘찬 목소리
들창을 열고 보니 눈 속에 나무들 몰려와 섰다.
이 정결한 시간에는 너를 생각하며 인적 드문 길을 걷는다.
옷깃을 세워 입은 뒷모습을 대한 듯
둥구나무 높은 덩치가 우뚝 막아선다.
천지가 숨죽인 겨울날에 쏟아지는 눈발을 지켜본다
돌부리도 마른 그루터기도 눈 속 깊이 파묻힌다
그렇다 잊음도 아름다운지고
오늘은 흰 눈 속에 이름 하나 묻어두자
부르면 눈발을 타고 와 닿을 이름아
명년明年 새봄이 오거들랑 목청 풀린 시냇소리
촉 트는 갯버들로
찾아오라고 간곡히 일러두고 돌아서는 지금은
저무는 섣달 눈발도 굵은 어느 저녁답.
편집등록 . 신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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