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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詩畵集(3) : 바람이 울고간

메이른호펜에 영혼을 묻고

by 조사익시문학(運營者) 2023. 2. 15.

 

 

 

메이른호펜에 영혼을 묻고
趙司翼

멈출 듯 다시 이어지는 날 선 소름이 심장에 박히고
구름 떼처럼 숙소 문밖을 눈 폭풍이 몰려든다
산새들 간간히 몸을 비비던 창틀 자락을
송곳 날 상고대가 내 걸리고
침묵 속에 지워져 가는 가문비나무 숲을 보면서
시야의 모든 폐허를 버팀목으로 용기로 왔던 의지가
날 선 고통 속에 갈기갈기 무너져 내린다
고요하다가도 순간 무서운 백야
창백한 '메이른호펜(Mayrhofen)'도
신의 분노가 경악을 멈출 때까지 몸을 웅크린다

 

이이벡스(Ibex), 험난했던 절벽을
저승 문턱이 기웃거림으로
메아리만 남아 눈보라 속을 떠도는 이러함에도
뒤엉킨 시간이 얽혀든 어둠에서
피 흐른 골짜기 처절했던 오열이
소리 없이 투명했던 기억으로 고개를 들고
신의 분노가 서서히 잦아드는 숨소리
빼꼼히 고개 내민 푸른 노을 안에서 
인내의 끈을 자른 후에야 비로소 자유로웠다

 

편집 등록(성우혁)  .  BGM - A Fistful of Dollars

 

https://poem-poet.tistory.com/608

 

Austria Schwaz Mayrhofen

The Mountain by Emily Dickinson The mountain sat upon the plain In his eternal chair, His observation omnifold, His inquest everywhere. The seasons prayed around his knees, Like children round a sire: Grandfather of the days is he, Of dawn the ancestor.

poem-poet.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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