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벨리아르에서
趙司翼
3년 전, 떠나 오기 전날 심었는데
와서 보니 농막을 기댄 가문비나무가
마구간 지붕만큼 자라 있고
나 자신, 혹사만 했던 동안에도
가지들이 예쁜 모습을 하고 냇물처럼 흔들리고
유럽 하늘 푸른 가슴에 즐거움 깃들였나니
여러 생각 지난 흔적들 되짚어 본 댓 자
눈가만 어지럽힐 것 같고
그래도 편지를 쓰기 위한 시간에도
쏟아지는 별 밤 뜬눈을 하고
타종처럼 울리며 먼동이 틀 때
눈만 내밀면 보이는 산새들 노랫소린데
겸손한 아침 햇살도 마주하지 못하고
그릇된 마음 때문에
창문 밖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프랑스 몽벨리아르에서
편집등록(성우혁) . BGM - Johnny Dorelli (L'immensit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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