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朗誦詩 . 문정희(어머니의 편지)

by 조사익시문학(運營者) 2022. 9. 12.

 

어머니의 편지 . 문정희

朗誦 . 김은주

딸아, 나에게 세상은 바다였었다
그 어떤 슬픔도 남 모르는 그리움도
세상의 바다에 씻기고 나면

매끄럽고 단단한 돌이 되었다.


나는 오래전부터 그 돌로 반지를 만들어 끼었다.
외로울 때마다 이마를 짚으며

까만 반지를 반짝이며 살았다.
알았느냐, 딸아

이제 나 멀리 가 있으마
눈에 넣어도 안 아플 내 딸아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뜨겁게 살다 오너라


생명은 참으로 눈부신 것,
너를 잉태하기 위해 내가 어떻게 했던가를 잘 알리라.
마음에 타는 불, 몸에 타는 불 모두 태우거라
무엇을 주저하고 아까워하리

딸아, 네 목숨은 네 것이로다
행여, 땅 속의 나를 위해서라도
잠시라도 목젖을 떨며 울지 말아라

다만, 언 땅에서 푸른 잎 돋거든
거기 내 사랑이 푸르게 살아 있는 신호로 알아라
딸아, 하늘 아래 오직 하나뿐인 귀한 내 딸아

 

  편집등록   신유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