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詩文學 . 2024년

하얀 찔레꽃

조사익시문학(運營者) 2024. 5. 5. 23:32

 

하얀 찔레꽃

趙司翼

이별하면서 흘린 눈물이라면 저런 모습일까
바람 불고 비가 내리고
울타리진 싸리나무 겨드랑이 사이에서
쓸쓸한 밤을 찔레꽃들은 몹시도 울었었나 보다
빗물에 뚝뚝 흰 꽃잎이 핏자국처럼
소복을 하고 눈물짓는 것을 나는 모르고 있었다
이 모든 슬픔 어루만지는 일은
모름지기 시인의 몫이 된다

강물 위로 별빛 푸르게 흐르던 
눈부시게 은혜로운 달빛 아래
찔레꽃 너는 그렇게 피어난 꽃이었고,
오월에 핀 장미보다
고귀하고 우월하고 화사했다고,
세상에서 그 말만 빌리기로 했
느닷없이 찾아온 슬픔 모두 지우며.

 

2024.05.03 - 京都 今出川 작업실에서 

떨어진 하얀 꽃잎들이 비에 젖어 나뒹구는 처절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