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詩畵集(2) : 별의 눈물

버몬트 배닝턴의 밤

조사익시문학(運營者) 2023. 8. 8. 12:27

 

 

버몬트 배닝턴의 밤

趙司翼

왜 그렇게 많은 나무들이 바람을 떨었을까
잎 살랑이는 언덕을 굽이굽이
기억했던 모든 것이 돌아오기 시작할 때 알게 된다
육 년 전 이곳을 낯선 사람으로 왔고
모르고 지낸 그 몇 년 동안
계절이 가고 또 모여들고, 가을이 오고 여름이 갔다

카메라 셀카 봉 추억을 만들면서
기억을 열고 들어서면 해바라기 들녘
줄지어 선 사이프러스 달빛 길에서  
외로운 불빛 속에 나그네 된 내가 싫어
눈 감고 남쪽하늘 고향 별을 세던 밤이 되어
침묵 깊게 나를 그냥 두기로 했다
하염없는 자유인으로서 내가
버몬트 배닝턴의 모습처럼
푸른 밤 침묵 속에 나를 묻어 두기로 했다

2017년 8월 29일 - Vermont Bennington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