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詩畵集(4) : 길 위의 날

피렌체 깊은 밤을

조사익시문학(運營者) 2023. 4. 17. 17:26

 

 

피렌체 깊은 밤을
趙司翼

내가 나인 것 같지 않은 흑백을 앉아
달빛 헤어드는 중세시대 골목길엔 가로등뿐
물보라 유연한 분수 정원을 달빛 흐르는데
피렌체 오래된 성당 십자가 불빛 아래
새벽 풀밭에 진리의 이슬이 맺히고
지중해 졸린 파도가 중얼거릴 
치유를 갈망하는 여명의 고요한 숨결을 호흡하면서
야수가 다스리는 힘에 굴복하여
나는 단지 비밀리에 정욕을 노래 부른다

할 일 없는 도시의 밤은
부나방처럼 나를 설레게 하고
소경이 시력을 얻었을 

분별없이 비틀거리듯
덧없는 시간 속에 밤의 외침을 울먹이며
풍선처럼 떠도는 영혼 없는 그림자였다

 

편집 등록 . 정민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