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익시문학(運營者) 2023. 1. 13. 18:40

토네이도. Tornado

趙司翼

잠시 전까지 롱아일랜드 아침 바다도 그랬었고
촉촉한 아침 이슬 연두색 잔디에서
양파 소스 곁들인 샌드위치 생각도, 그것을 끝으로
저승사자 떼 지어 오듯 나선형 몸통을 한 물기둥
하늘을 가르고 번개 내리 칠 때마다
내 가까이 모든 것들이
무너지고, 뗏장처럼 날라가고, 분간할 수 없다
잔해물 말고 모두 사라진 곳은
기억에만 희미하게, 다정했던 아침도 허허벌판 뿐으로
하물며 롱아일랜드 푸른 바다도
꾸깃꾸깃 주름진 모습이 되어
산더미만 한 거친 행렬에 악착같이 매달려 있다

 

그 많던 오렌지색 지붕 모두 사라지고
잔해물이 점령한 거리는 악의 모습뿐
무너져 내린 지붕에 앉아 담배를 피워 물고
거기가 집터였는지!
살았다는 게 이상할 뿐 노인은 그곳에 있었다
거리는 어느새 햇살의 일부가 되는데도
악착같이 매달렸던 여러 흔적이 나는 두렵다
불과 몇 시간 전 싱그럽던 아침이
되려 영원한 것처럼 헛것들로 뒤숭숭한데
그 누가 재건의 삶을 구현할 수 있을까
공포에 비척이는 롱아일랜드 아침을

2018 08 15

 

 

편집등록 . 성우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