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詩畵集(3) : 바람이 울고간
에밀리 디킨슨
조사익시문학(運營者)
2022. 9. 4. 11:16
에밀리 디킨슨 . Emily Dickinson
趙司翼
이 고독하고 외로운 여자야
그대 곁을 들국화 꽃이 원고지처럼 날리고
빛바랜 이야기가 생전을 추억하며 흐느끼는
들판의 파수꾼처럼 녹슨 울타리뿐
간혹이라도 울어줄 사람 하나 없는
이 가련한 여자를 나라도 울어야겠다
검은 벨벳을 고립으로, 생전이 그러했던
죽어서도 고독을 바람으로 울고 있는 여자야
이제라도 진주와 산호의 신비를 벗고
그대 주변을 흐르는 꽃 향기 품어 안고
묘비석 주변을 서성거리는 바람 길 따라 날아라
전생에 다 쓰지 못한,
무엇이었는지!
살아생전 여자를 생각하며
삭막한 여자 무덤을 내 눈물로 울어주고 간다
2009년 9월 19일 '애머스트 웨스트' 디킨슨 묘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