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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프스 체르마트 알프스 체르마트 AlpsZermatt 趙司翼 그대 외로운 봉우리, 산령의 가슴이여! 전장, 두려움 없는 기마병 모습을 하고 세상의 흔한 찬미를 멀리한 수녀처럼 고요의 안식을 외면한 채 희생의 고통으로 창백하다 설산을 둥지로 사는 새들의 절규는 눈 폭풍을 불러온다는 신호이다 불멸의 알프스가 올려다보이고 텐트 밖에서 식사를 하고 싶은 곳 지글지글 베이컨 냄새는 전나무 향에 향기를 더하고 이 무슨! 와중에 은총을 빌며 말하여도 생과 사의 갈림길은 닫힐 줄 모르는데 오 하느님! 두 손 모아 뜨거운 혈관을 웅크리고 이변((異變)으로 무사하기만을 바랬다 이 모든 게 내게 주어진 운명이라면 살거나, 죽거나 혼란 마주하지 말고 순간을 스치는 이승이거나, 저승이거나 편집등록(신유라) . BGM-돌아오지않는강(River .. 2022. 11. 5.
초겨울 順天灣 초겨울 順天灣 趙司翼 저문 갯벌 휘적이며 노을이 들 때 어두워가는 햇살 위를 푸념 어린 구름 떠가고 뻘밭 사각사각 갈대 흐득이는 싸락눈 날리는 뒤숭숭한 소란에도 순천만을 터로 사는 수달과 노랑부리백로, 흑두루미, 망둥어와 짱뚱어 이 모든 물질 소리도 어느 날 눈보라 치는 겨울 벌판 몇몇이 동력 잃은 목선처럼 죽었다고 싸늘한 기별이 뛰어들 것만 같다 겅둥한 갈대밭 노을이 지고 어둑어둑 들판을 이사천은 흐르는데 이런 날은 나의 외로운 상처 들어내 놓고 울컥했던 맘 눈물지며 펑펑 쏟고 싶다 그리라도 실컷 쏟고 싶은 순천만 나의 유년과 같은 슬픔이 있다 편집등록(성우혁) . BGM(물새 한마리) 제목 2022. 11. 5.
안개 낀 베네치아 안개 낀 베네치아 趙司翼 오랜 과거가 남긴 이별 이야기가 안개로 흐르는 베네치아 오월(五月)의 오후가 색색을 하고 물결 질 때마다 느닷없이 내 영혼을 어지럽힘으로 하여 그리다 만 캔버스 모서리마다 핏물이 뚝뚝, 심장은 붓끝을 놓아버리고 열이틀째 밤이 추억처럼 비록 낭만이라 할지라도 그럼에도 눈시울 뜨거운 것은 고향의 정을 만날 수가 없어서 눈물겨운 동안에도 달빛은 베네치아를 말없이 서있고 가로등 불빛에 그림자 웅성대는 어두워가는 산마르코 광장 세월 가도 속절없는 이름으로 셰익스피어 ‘베니스 상인들’ 역사가 전설로 흐르는 고향이다 편집등록 성우혁 BGM - HAUSER (Caruso) 제목 2022. 11. 4.
明石森田 . 新宿の夜が悲しい 신주쿠의 밤이 슬프다 아카시 모리타 만약 그 어두운 세계로부터 빠져나갈 수 있다면 악마의 생명을 팔아서라도 나는 그대의 등불이 되고 싶었다 노을은 도쿄만으로 붉은 가슴을 곱게 하고 저물어가는데 영혼마저 뉘이지 못한 네온 불빛 속을 뛰기만 했던 그대여 비록 말을 주고받지 않아도, 서로 손잡지 않아도 그대, 가련한 에레나 야 피로 얼룩진 눈물이 마를 날 없구나 거짓말이어도 좋고, 환상이라도 좋을, 어리석은 꿈이어도 좋으니 단 하루만이라도 그대 곁에 진실된 이야기가 함께하길 번역.권용현 편집.성우혁 BGM - 문주란(空港の別れ) ,이미자(雨の湖南線) 제목 2022. 11. 3.
용기 있는 삶을 위하여 용기 있는 삶을 위하여 용기와 두려움은 서로 뒤엉켜 있다. 믿음은 두려움을 만날 때 용감해지며 행동을 취한다. 우리가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 강한 확신을 가지고, 목표를 향해 나아갈 때, 두려움과 정면 승부를 벌이게 된다. 대부분의 경우 두려움은 유용한 역할을 한다. 두려움이 없을 때 우리는 낙하산도 없이 절벽 아래로 뛰어내리는 것처럼 무모해진다. 두려움은 우리로 하여금 조심하게 만든다. 배리 파버- '지금 당장 시작하라'중에서 2022. 11. 3.
새벽 산책 길에서 새벽 산책 길에서 趙司翼 수락산 자락 서리가 핀 새벽길 한 발짝 디딜 때마다 사그락 사그락 홀로 울음을 하고 긴긴밤을 나뭇가지에 죽지가 걸린 지빠귀가 떨고 있다 밤새 귓전 앓음이 너였던 것을, 가뜩이나 겨울과 이별의 인사말도 마주 보자니 눈물이 날까 봐 주저하며 외면했던 맘 우울한데 서릿발 갈기갈기 얼어붙은 깃털 사이 너의 맑은 눈동자를 보면서 주르르 눈물이 흘러서 울컥했다 너를 가슴에 꼬옥 안았을 때 새가슴처럼 뛰는 너의 심장 토닥이며 나의 미천한 인문학(人文學)을 나누고 나니 목청껏 아름다운 노래라도 부르자 견딜 수 없이 참혹했던 밤이었다 나의 이런저런 궁리는 진행 중인데 훨훨 너의 뒷모습을 보면서 아직도 내 가슴엔 식지 않은 너의 온기가, 그래서 나는 너를 불사조라 말한다 2022.03.10 편집등.. 2022. 11. 3.
오세영 . 나무처럼 오세영 . 나무처럼 나무가 나무끼리 어울려 살듯 우리도 그렇게 살 일이다. 가지와 가지가 손목을 잡고 긴 추위를 견디어 내듯 나무가 맑은 하늘을 우러러 살듯 우리도 그렇게 살 일이다. 잎과 잎들이 가슴을 열고 고운 햇살을 받아 안듯 나무가 비바람 속에서 크듯 우리도 그렇게 클 일이다. 대지에 깊숙이 내린 뿌리로 사나운 태풍 앞에 당당히 서듯 나무가 스스로 철을 분별할 줄을 알듯 우리도 그렇게 살 일이다. 꽃과 잎이 피고 질 때를 그 스스로 물러설 때를 알 듯 Like the Tree by Oh Sae young As trees get along with trees, so we should live, as boughs holding each other’s hands endure a long cold sea.. 2022. 11. 2.
Panis Angelicus . 생명의 양식 사는 것이 힘이 들 때가 있습니다. 어쩜 나 혼자 이런 시련을 당하고 있는지 라는 생각을 하게 될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잠시 뒤를 돌아본다면 우리는 참 많은 시련을 잘 이겨내어 왔답니다. 처음 우리가 세상을 볼 때를 기억하나요. 아마 아무도 기억하는 이는 없을 겁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렇게 큰 고통을 이기고 세상에 힘차게 나왔습니다. 한번 다시 생각해 보세요. 얼마나 많은 시련을 지금까지 잘 견뎌 왔는지요. 지금 당신이 생각하는 것 시간이 지나면 웃으며 그때는 그랬지 라는 말이 나올 겁니다. 가슴에 저 마다 담아둔 많은 사연과 아픔들 그리고 어딘가에서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이 함께 시련을 이겨내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지금 당장 얼굴이 굳어진 채로 지낸다고 해서 지금 상황이 달라진다면 그렇게 하겠습니다. .. 2022. 11. 1.
임화 . 내 청춘에 바치노라 임화. 내 청춘에 바치노라 그들은 하나도 어디 태생인지 몰랐다. 아무도 서로 묻지 않고, 이야기하려고도 안 했다. 나라와 말과 부모의 다름은 그들의 우정의 한 자랑일 뿐. 사람들을 갈라놓은 장벽이, 오히려 그들의 마음을 얽어매듯 한데 모아, 경멸과 질투와 시기와 미움으로밖엔, 서로 대할 수 없게 만든 하늘 아래, 그들은 밤바람에 항거하는 작고 큰 파도들이 한 대양에 어울리듯, 그것과 맞서는 정열을 가지고, 한 머리 아래 손발처럼 화목하였다. 일찍이 어떤 피일지라도 그들과 같은 우정을 낳지는 못했으리라. 높은 예지, 새 시대의 총명만이, 비로소 낡은 피로 흐릴 정열을 씻은 것이다. 오로지 수정 모양으로 맑은 태양이, 환하니 밝은 들판 위를 경주하는 아이들처럼, 그들은 곧장 앞을 향하여 뛰어가면 그만이다. .. 2022. 11. 1.
病床日記 . 後死 世界에서 病床日記 . 後死 世界에서 사계절이 오고 갈 때마다 남기고 간 뒷얘기들이 병실로 뛰어 들 때면 인내로 버티어 온 깊게 앓던 모든 것들이 외르르 무너지면서 침묵보다 무서운 세월에 갇히고 만다 간밤에도 가을이 떠나면서 통곡하는 절규가 내 아픈 흔적 가득한 병실 찾을 때 기도가 막힐 듯 거친 호흡의 밤이었다 한 세월을 병원에서 계절이 오고, 가고, 쓸모 없이 보낸 시간을 생각할 때면 응급병동 신음소리도, 장례식장 이별 소리도, 나에겐 맥락 없는 허무이다가도 가슴에 찬 혼자만의 울음 쏟으며 하루라도 어서 땅에 눕게 해달라고 소원하던 주문을 손에 쥐고 가슴에 포갠다 좋아질 거라고, 빌며 가다린 세월이 너무 길었다 몸이 아파 뒤틀린 고통보다 마음이 너무 아파서 견딜 수가 없다 겨울 오기 전에 먼 길을 떠나려 결심 .. 2022. 10. 31.
박인환 (술보다독한눈물) 박인환 . 술보다독한눈물 눈물처럼 뚝뚝 낙엽 지는 밤이면 당신의 그림자를 밟고 넘어진 외로운 네 마음을 잡아 보려고 이리 비틀 저리 비틀 그렇게 이별을 견뎠습니다. 맺지 못할 이 이별 또한 운명이라며 다시는 울지 말자 다짐했지만 맨 정신으론 잊지 못해 술을 배웠습니다. 사랑을 버린 당신이 뭘 알아 밤마다 내가 마시는 건 술이 아니라 술보다 더 독한 눈물이었다는 것과 결국 내가 취해 쓰러진 건 죽음보다 더 깊은 그리움이었다는 것을 편집등록 신유라 2022. 10. 31.
추모시 . 이태원 눈물 追慕詩 . 아들이, 딸이! 趙司翼 피지도 못한 청춘이, 꽃들이, 이루 말할 수 없는 분노가 치밀어서.... 누구라도 붙들고 원망해야겠다 죽은 영혼 행세를 하고 접신 놀이라니, 그 나라 문화려니, 하다가도 언제부터 지랄 방정 떠는 술 문화로 변질된 핼러윈인지! 그릇된 축제마당으로 변해 버린 이 어찌, 무슨 날벼락이란 말이냐 저승 가는 연결 통로인 줄 알고도 이태원 길 갔을까마는 부모 가슴에 평생 고통에 울어야 할 대못 박아 놓고 허망이 가더란 말이냐 간 밤 악몽이라도 꾸고 집에 머물 걸, 꿈에서 그 누구도 말리지 않았더냐 하루도 수차례 그 흔하게 쓰떤 한마디 "사랑해요, 고마워요" 문자 한 줄 남기지 않고 가야만 했던 아들아, 딸아, 억울해서 어찌 갈 수 있었는지 숨이 막혀 어찌 견디었을까? 를 생각하면 .. 2022. 10.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