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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림 . 눈 온 아침 신경림 . 눈 온 아침 잘 잤느냐고 오늘따라 눈발이 차다고 이 겨울을 어찌 나려느냐고 내년에도 또 꽃을 피울 거냐고 늙은 나무들은 늙은 나무들끼리 버려진 사람들은 버려진 사람들끼리 기침을 하면서 눈을 털면서 Good morning Today of all days, the flurries are cold How are you going to stand this winter Will you bloom again next year The old trees say this to the old trees the forsaken people say this to the forsaken people coughing and shaking off the snow 번역(조사익) . 편집등록(성우혁) 제목 2022. 12. 4.
파블로 네루다 . 詩 파블로 네루다 . 詩 세상에, 이 나이에 詩가 도착하다니 그것도 하필 나한테, 어디서 왔는지 모르겠어 모르긴 해도 겨울 어느 날 강에서 왔는지 무슨 재주로 왔는지 모르겠어 내 느낌으론 그들 목소리도 아니고 그들은 아니었어 말도 없이 조용하기만, 하지만 어느 길거리에서 나를 부르는 소리였지 깊은 밤 나뭇가지인 것 같기도 하고 별난 목소리는 아닌데 혹시 화마로 요동치는 불길 속에서 왔는지도 나 혼자 돌아오는데 숨어서 길목을 지키고 있다가 툭 하고 나를 건드리며 당혹케 하더군 내 입으로 뭐라고 해야 할지도 어안이 벙벙했고 달리 방법도 없는 데다가 순간 앞이 캄캄한 상태에서, 그런데 내 영혼 속에서 뭔가 번쩍였어 단박에 나만의 방식을 생각해 냈지, 불에 탄 상처를 해독한 후 이내 나는 고독에 삐지고 말았지 무엇.. 2022. 12. 4.
리버티 섬을 흐르는 강 리버티 섬을 흐르는 강 趙司翼 그 많게 여러 내력(來歷)을 한 도시의 불빛에도 아무 말 않고 뉴저지를 흐르는 강 어디 한 번만이라도 나는 너처럼 별이 빛나는 눈동자를 간직하지 못했다 오히려 밀려드는 색다른 것들로 하여 자꾸만 자꾸만 눈물이 흐르고 마른 침묵이 너무 깊어 쿨컥쿨컥 나는 누구에다 대고 허전한 마음을 좀처럼 야기할 데가 없다 쿠르즈 선 마지막 배 떠나는 항구 물에 똔 자유의 여신상도 애연(藹然)이, 물결 속에 아무 말이 없고 재즈 바에서 술잔을 마주 하고도 허전한 마음 야기할 데가 없어서 우두커니 버려진 모습으로 홀로인 것은 강의 모습일 수가 없는 까닭으로 편집등록(성우혁) . BGM - PattiPage(TennesseeWaltz) 제목 2022. 12. 3.
어느 사형수 이야기 어느 사형수 이야기 감옥 안 어느 사형수가 어린 딸의 손목을 꼭 쥐고 울었다. "사랑하는 내 딸아 너를 혼자 이 세상에 남겨두고 내가 어떻게 죽는단 말이냐" "아빠~... 아빠~..." 마지막 면회시간이 다 되어 간수들에게 떠밀려 나가면서 울부짖는 소녀의 목소리가 한없이 애처로워 간수들의 가슴을 에어냈다. 소녀의 아버지는 다음날 아침 새벽 종소리가 울리면 그것을 신호로 하여 교수형을 받게 되어 있는 것이다. 소녀는 그날 저녁에 종지기 노인을 찾아갔다. "할아버지 내일 아침 새벽종을 치지 마세요. 할아버지가 종을 치시면 우리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말아요." "할아버지 제발 우리 아버지를 살려주세요. 네?" 소녀는 할아버지에게 매달려 슬피 울었다. "얘야 나도 어쩔 수가 없구나... 만약 내가 종을 안 치면 .. 2022. 12. 2.
지혜로운 삶 지혜로운 삶 소리가 요란하면 진실을 듣지 못합니다 고요하고 차분함 속에 진실이 있기 때문이며 진실을 말하고자 하면 남의 말을 먼저 들어야 하고 둔하고 무지한 사람이라 할지라도 그들에게도 그들의 이야기가 있기 때문입니다 자기 자신을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마십시오 비교로 얻을 수 있는 것은 허영심뿐이며 망상에 사로잡히거나 비통해질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누군가를 비교 대상으로 하는 순간 당신보다 부자와 가난한 사람이 있으며 당신보다 잘난 사람과 못난 사람이 있기 때문입니다 작은 것일지라도 성취감을 즐기십시오 아무리 사소한 것도 챙기는 습관을 가져야 하며 그것은 변화하는 운명에서 당신만이 경험했던 진정한 소유물이기 때문입니다 세월의 조언을 친절하게 받아들이고 갑작스러운 불행에 당황하지 않으려거든 당신을 보호하기.. 2022. 12. 2.
混沌 홀로 견디며 混沌 홀로 견디며 趙司翼 지녔던 꿈같은 꽃이 피지 않아서 번잡한 도시 외로운 우울로 내 스스로를 웅크리고 깊이 묻어야 했다 대낮 느슨한 센강 모습도 인제는 싫고 삐죽 구두를 한 여자들 수다 소리에도 나의 처한 여건이 흥겹지가 않아 얼룩진 바람 설레는 강변에서 고향 그리워서 생각하니 눈시울이 뜨거워 온다 플라타너스 샹젤리제 길 떠다니며 푸른 꿈이 연기처럼 모습을 하고 구름으로 떠도는 몽마르트르에서 피에로 가면극을 해서라도 미쳐야만 했고 누군가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날 불러 줄 사람 있을까 싶어 인사말 한마디 가슴에 품고 콩코드 광장 '에뚜알'서 무수히 방황했다 편집등록(성우혁) BGM- Salvatore Adamo (Tombe La Neige) 제목 2022. 12. 1.
영혼이 피눈물일 때에도 영혼이 피눈물일 때에도 趙司翼 거리를 떠돌며 노천카페에 그림을 팔기로서니 내 처한 현실을 외면할 수 없었고 그 많던 꿈도 부평초 신세여서 눈물 흘리면서도 본 뜻을 외면해야 했다 이러한, 이렇게 초라한 모습이 지폐 몇 장 받아 쥐고 영혼의 뜨건 눈물 지며 헛되이 몸만 덧없는 시간에도 타고난 재주라고, 믿음이었기에 어느 한순간도 게을리 한 적 없었다 작은 햇살만 보는 쪽방에서 허허벌판처럼 텅 빈 캔버스만 나뒹굴 때에도 진실된 맘 굳게 믿고 내 어린 시절 과거를 그리다 보면 가난한 붓질에서도 우울한 걸작이 위로를 노래 불렀다 편집등록(성우혁) . BGM-Art Sullivan (Mourir ou vivre) 제목 2022. 11. 30.
산마리노의 밤 산마리노의 밤 san marino night 趙司翼 '아펜니노' 밤 깊은 산 별의 강을 건너 빛이 꿈틀대는 바다 '아드리아해'로 가자 검은 구름 사이 달 한 조각에 메마른 내 영혼이 외롭게 깃들였나니 저 은은한 '몬테 티타노' 물결 지는 도시 불빛을 우주의 바다에 띄워 푸르게 노를 젓자 명멸하는 별빛이 창가에 내린다 끊일 듯 잘게 떨며 흐느끼는 영혼 슬픈 울음아 나의 눈물로도 어찌할 수가 없다 깊은 밤 은하의 강을 건너 바다로 가자 별 하나 유성으로 또 죽어간다 고독이라는 불가피성 알기 위해서라도 저기, 우주의 바다로 내 인생을 띄워 이별로 못내 아픈 가슴 토닥이고 싶다 편집등록.정민재 BGM- Paul Mauriat (Love Is Blue) 제목 2022. 11. 29.
존던 . 누구를 향한 종소리인가 존던 . 누구를 향한 종소리인가 어디든 그 자체로 완벽한 섬은 없다 대륙의 한 조각에 불과한 인간은 대양의 부속물이며 만일 땅덩이가 바닷물에 씻겨 떨어지면 유럽은 그만큼 작아질 것이며, 사구(沙丘)가 생성되어도 마찬가지다 뿐만 아니라 지금 당신 살고 있는 집이 친구의 집이 된다고 한들 이상할 게 없다 모르는 사람이 죽는다 해도 나는 슬플 것이다 왜냐하면 나도 인류와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누구의 죽음을 알리는 종소리인지 알려하지도 말고 누굴 보내 확인하지도 말라 그 종소리는 그대들을 향해 울리는 종소리이니 For Whom the Bell Tolls by John Donne No man is an island, Entire of itself. Each is a piece of the continen.. 2022. 11. 29.
낙산사 . 洛山寺 낙산사 . 洛山寺 趙司翼 불타고 상처에도 의연한 천년고찰 불공하는 정좌(正坐)의 모습에서 소원 비는 이들 마음이 내 마음 같고 묵언이고, 침묵 속에 어느 고승 윤회를 마중하는 낮 달이 떴다 탱화 속 그림을 하고 해무가 흐르는 오랜 세월 그 많은 이야기들이 내면 깊숙이 여러 사연으로 가득해도 주지승 목탁 소리는 묵묵할 뿐 어느 천 년을 또 세월로 울림 할까 절벽 아래 동해 바다도 푸른 물결 파도 흩어지듯 여러 소원 빌던 마음 모두 떠난 하늘 먼 석양으로 하루가 지고 긴 침묵도 법문이라 했다 외롭긴 해도 이러한 나의 마음도 편집등록.성우혁 BGM - 보석시 제목 2022. 11. 29.
내가 널 그리워하듯 내가 널 그리워하듯 趙司翼 길을 가다 생각이 나서 돌아 보면 거리의 온갖 수다 속에 홀로 모습을 한 내 그림자뿐 찻집 창밖에 내리는 빗소리보다 더 외로워오는 너도 나처럼 이런 모습일 때가 있는지! 쏟아지는 소낙 줄기 속에서도 예전 추억이 아른아른 모습을 하고 그 외롭던 순간순간이 매듭에 묶여 가슴 아프게 너만 그리워하는 인생 살이었다 잊었다고, 모두 잊었다고! 내 자신을 속이려 하면 할수록 그럴 때마다 달려드는 그리움은 쌓여만 가고 내가 지닌 단 한올만큼 만이라도 긴긴밤을 너도 홀로 그러했던 때가 있었는지! 그러면서도, 이러한 내 모습이 견딜 수 없이 비굴하다 세월의 나뭇가지도 가을이 지고 겨울로 피는데 이제라도 이런 맘 나도 지녀야겠다 내 영혼의 안과 밖을 어릴 때 별을 찾는 마음으로 깊게 깊게 푸르른.. 2022. 11. 28.
林文子 . 자연에 관한 시 자연에 관한 시 . 林文子(하야시 후미코) 스릴 넘치는 이 모든 것들을 보라 천둥이 치거나 거대한 나무를 올려다보거나 자연을 경험한다는 것은 경외감 그 자체이다 이파리가 지닌 오묘한 구성 단 하나에서도 사람들은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거대한 폭포의 굉음이라든가 자연과의 시간은 깨달음을 얻기 위한 시간이다 다 알지 못하고 지나칠 수 있는 것을 지구는 인간이 모두를 즐길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다만 깨끗하게 유지할 의무를 부여받았다 자연의 모든 것이 발견된 상태대로 모든 사람은 지구의 일부를 가지고 있으며 자연의 모든 것과 헤아릴 수 없이 연관되어 있다 장엄하게 형성된 산맥, 으르렁거리는 폭포와, 무리를 이룬 꽃밭, 아니면 숲의 고요함, 자연은 자기 자신을 알 수 있게 하는 곳이며 가족과 돈독한 유대감을.. 2022. 11.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