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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테 가브리엘 로세티 . 가을 노래 Autumn Song by Dante Gabriel Rossetti Know'st thou not at the fall of the leaf How the heart feels a languid grief Laid on it for a covering, And how sleep seems a goodly thing In Autumn at the fall of the leaf? And how the swift beat of the brain Falters because it is in vain, In Autumn at the fall of the leaf Knowest thou not? and how the chief Of joys seems—not to suffer pain? Know'st thou no.. 2023. 1. 11.
김현승 . 아버지의 마음 김현승 . 아버지의 마음 바쁜 사람들도, 굳센 사람들도 바람과 같던 사람들도 집에 돌아오면 아버지가 된다. 어린것들을 위하여 난로에 불을 피우고 그네에 작은 못을 박는 아버지가 된다. 저녁 바람에 문을 닫고 낙엽을 줍는 아버지가 된다. 세상이 시끄러우면 줄에 앉은 참새의 마음으로 아버지는 어린것들의 앞날을 생각한다. 어린것들은 아버지의 나라다. - 아버지의 동포다. 아버지의 눈에는 눈물이 보이지 않으나 아버지가 마시는 술에는 항상 보이지 않는 눈물이 절반이다. 아버지는 가장 외로운 사람이다. 아버지는 비록 영웅이 될 수도 있지만 폭탄을 만드는 사람도 감옥을 지키던 사람도 술가게의 문을 닫는 사람도 집에 돌아오면 아버지가 된다. 아버지의 때는 항상 씻김을 받는다. 어린것들이 간직한 그 깨끗한 피로 2023. 1. 11.
이들 마음이 되어봐도 이들 마음이 되어봐도 趙司翼 거리는 울부짖는 짐승 떼 같고 웅성웅성, 방치된 캔버스 속 풍경뿐으로 불빛 번뜩이는 에펠탑을 보고서야 혼자였다는 외로운 시선 속에 십자성(十字星) 붉은 모습이 되어 질주하는 차량 행렬 물결처럼 펄럭이고 이 얼마나 고립으로 외로웠으면 천근 생각은 눈물 말고 이루 형언할 수가 없다 지난 한 해 동안을 마르스광장에 장마당처럼 펼쳐봐도 외롭고, 고독하고, 쓸쓸한 나의 이러한 마음이라면 당신네는 어찌하겠습니까 물결처럼 퍼지는 사크레쾨르 대성당 종소리 울려오는 자비를 위안으로 행여 이들 마음 알지 않을까 싶어 수잔 발라동, 장 드 라 퐁텐, 폴 엘뤼아르를 생각하는 밤 편집등록(성우혁) . BGM-Art Sullivan (Mourir ou vivre) 제목 2023. 1. 11.
김소월 . 초혼(招魂) 김소월 . 초혼(招魂)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 허공 중에 헤어진 이름이여! 불러도 주인 없는 이름이여!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심중(心中)에 남아 있는 말 한 마디는 끝끝내 마저 하지 못하였구나.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붉은 해는 서산 마루에 걸리었다. 사슴의 무리도 슬피 운다. 떨어져 나가 앉은 산 위에서 나는 그대의 이름을 부르노라. 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 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 부르는 소리는 비껴가지만 하늘과 땅 사이가 너무 넓구나. 선 채로 이 자리에 돌이 되어도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Evocation A name shattered to pieces A name shattered in the void A n.. 2023. 1. 8.
김동명 . 파초(芭蕉) 김동명 . 파초 芭蕉 조국을 언제 떠났노 파초의 꿈은 가련하다 남국을 향한 불타는 향수 너의 넋은 수녀보다도 외롭구나 소낙비를 그리는 정열의 여인 나는 샘물을 길어 네 발등에 붓는다 이제 밤이 차다 나는 또 너를 내 마리 맡에 있게 하마 나는 즐겨 너를 위해 종이 되려니 너의 드리운 그 치맛자락으로 우리의 겨울을 가리우자 편집등록 . 성우혁 2023. 1. 8.
늙고 나면 나보다 더 못한 사람이 없다 늙고 나면 나보다 더 못한 사람이 없다 어릴 때는 나보다 중요한 사람이 없고, 나이 들면 나만큼 대단한 사람이 없으며 늙고 나면 나보다 더 못한 사람이 없다. 돈에 맞춰 일하면 직업이고 돈을 넘어 일하면 소명이다. 직업으로 일하면 월급을 받고, 소명으로 일하면 선물을 받는다. 칭찬에 익숙하면 비난에 마음이 흔들리고, 대접에 익숙하면 푸대접에 마음이 상한다. 문제는 익숙해져서 길들여진 내 마음이다. 집은 좁아도 같이 살 수 있지만, 사람 속이 좁으면 같이 못 산다. 내 힘으로 할 수 없는 일에 도전하지 않으면, 내 힘으로 갈 수 없는 곳에 이를 수 없다. 사실, 나를 넘어서야 이곳을 떠나고, 나를 이겨내야 그곳에 이른다. 갈 만큼 갔다고 생각하는 곳에서 얼마나 더 갈 수 있는지 아무도 모르고 참을 만큼 참.. 2023. 1. 7.
생명의 양식 (Panis Angelicus) 작은 소망 이해인 내가 죽기 전 한 톨의 소금 같은 시를 써서 누군가의 마음을 하얗게 만들 수 있을까 한 톨의 시가 세상을 다 구원하진 못해도 사나운 눈길을 순하게 만드는 작은 기도는 될 수 있겠지 힘들 때 잠시 웃음을 찾는 작은 위로는 될 수 있겠지 이렇게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나는 행복하여 맛있는 소금 한 톨 찾는 중이네. 편집등록 . 신유라 2023. 1. 7.
무목박물관 .Mumok Museum 무목박물관 .Mumok Museum 나는 지금 비엔나에 와서 무엇을 하고 있는가! 온 세상이 불타는 것처럼 차갑고 메마른 팝아트를 바라보며 그다지 고무적이지 않는 시간 속에서 차라리 사이프러스 나무 잎에서 더 많은 영감을 얻는다 누군가가 나에게 어떤 시를 읽느냐고 물어보면 나는 시집을 사지 않는다고 대답한다 내가 찾고자 하는 풍경을 책에서는 찾을 수가 없다 우울하고 침울한 날에도 기도하러 교회에 갈 필요를 느끼지 못하는 것과 같은 이유이다 신의 메시지를 인간이 얼마나 진실되게 번역하고 있으며 진실로 따르며 사는 사람도 보기 어려워서 이다 무목 박물관을 주변으로 즐비한 상점들, 브랜드 선호주의를 종교처럼 따르는 이유를 모르겠다 조화롭지도 않은 취향을 뒷전에 두고 브랜드라면 맹목적인 성향을 가진 사람들 DN.. 2023. 1. 6.
아모스 러셀 웰스 . 꽃잎 Petals by Amos Russel Wells The shattered rose has fallen to the floor In shelly loveliness. The carpet's green Forms a new turf, and in that lower scene Each petal blossoms as a flower once more. How light it lies as having wings to soar, A curve of pink! And how its gentle mien, The soft, rich fulness of its tender sheen, Surpass the clustered rose we knew before! Oh, not in labor's summer-blo.. 2023. 1. 6.
불면증 (不眠症) 불면증 (不眠症)趙司翼 병든 세상, 그들이 싸들고 간 세월이 너무 길었다그토록 비대하고 튼튼하던 밤도 몰라볼 만큼 피폐(疲弊)하고변이 된 세상 얽힌 영토 속에서굴복시키려만 들고 복종시키려만 한다붕괴 직전을 간당거리는 이 밤을 갈망하기에는 적십자병원 장례식장 이별로 슬펐던 새벽하늘이 드러나 있고새문안로(路)를 떠 있는 밤눈동자에 담던 그 밤이 경악이었다 할지라도썩은 세상 붙들고 애걸하느니불편한 진실(vaccine)과 손 잡는 게 옳은 일이었다 폭풍 일 때 폐목(廢木)의 나룻배처럼 흔들리는 백지장 같은 백야를 붙들고타협할 마음도 생각해 둔 것, 아무것도 없다우리 모두 옛 날 같은 소생을 위하여 잔을 들자환상을 꾸고라도그 소멸의 근원을 찾을 수만 있다면,올빼미처럼 뜬 눈의 밤이라 한들 편집등록 . 성우혁  B.. 2023. 1. 5.
Life . 로버트 브라우닝 Robert Browning . 로버트 브라우닝출생 : 1812년 5월 7일 출생(잉글랜드 런던 캠버웰)사망 : 1889년 12월 12일 사망(향년 77세) . 이탈리아 베니스모교 :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로버트 브라우닝(Robert Browning)은 영국의 시인이자 극작가로 빅토리아 시대 시와 희곡의 극적인 구절로 유명해졌습니다 브라우닝은 12세 때 시집을 썼지만 출판업자가 없어 폐기했다 몇 군데 사립학교를 다녔지만 기계적인 학교생활에 자퇴를 하고 가정교사에게 교육을 받았으며 14세에 프랑스어, 그리스어, 이탈리아어 및 라틴어에 능통했다 그는 낭만주의 시인, 특히 Shelley를 존경하였고 16세에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에서 그리스어를 공부했지만 1년 만에 중퇴하고 케임브리지 대학을 가려했지만 부모의.. 2023. 1. 4.
김수영 . 풀 김수영 . 풀 풀이 눕는다. 비를 모아 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서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2023. 1.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