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분류 전체보기907

첼로 명상 Hauser Cello 2010 - Prayer 'Bloch' 2012 - Hungarian Rhapsody.op .68 2014 - 'Oblivion' Piazzolla 2014 - with Olivier Dragojevic ' Trag u Beskraju' 2017 - At the Lisinski Concert Hall in Zagreb 'Adagio' (Albinoni) 2018 - Hauser & Petrit Ceku - Croatia 'Tango en Skai' 2022 - Hauser & Pablo Sainz Villegas 'Spanish Romance' 2023. 2. 11.
박인환 . 검은 강 박인환 . 검은 강 神이란 이름으로서 우리는 最後의 路程을 찾아보았다. 어느 날 驛前에서 들려오는 군대의 合唱을 귀에 받으며 우리는 죽으러 가는 者)는 반대 방향의 열차에 앉아 情欲처럼 疲弊(피폐)한 소설에 눈을 흘겼다. 지금 바람처럼 교차하는 지대 거기엔 일체의 불순한 욕망이 반사되고 농부의 아들은 표정도 없이 爆音과 硝煙(초연)이 가득 찬 生과 死의 경지로 떠난다. 달은 靜寞보다도 더욱 처량하다. 멀리 우리의 시선을 집중한 인간의 피로 이룬 자유의 城砦(성채) 그것은 우리와 같이 퇴각하는 자와는 관련이 없었다. 신이란 이름으로서 우리는 저 달 속에 암담한 검은 강이 흐르는 것을 보았다. 2023. 2. 10.
광화문 연가 광화문 연가趙司翼골목 마디마디를 더듬거리며 아쉬워해 봐도 눈동자는 낯설고 그 어디에도 기억의 자리는 보이지 않는다 누가 들으면 지나친 비약 같지만 침묵보다 깊어 있는 추억의 말도 마음만 허무하고발길마저 거부해 버린 요즘 세상일 줄을 몰랐다 얼핏 봐도 요즘 모습이 되어 버린 광화문 광장을 휘청이지 않으려고 겉 둥 우둘투둘한 은행나무를 기대 서서 오히려 낯선 감회가 깊었던지 주르륵, 두 뺨 위를 뜨거운 눈물이 흐른다 이 거리의 겨울 이야기는 훗날 누군가의 쓸쓸한 기억이 될 것이고 내게는 낯설고 외로운 서울 세월 흐르고 나면 나는 또 어떤 추억이 될까 도시의 하늘 낮 달이 외롭다서울 친구들,진학이, 경희, 병교는 한 통의 전화도 없고2023. 01. 05 편집 등록 . 성우혁 제목 2023. 2. 9.
친구가 남기고 간 세월로 하여 친구가 남기고 간 세월로 하여趙司翼그리다 만 캔버스 남겨진 여백의 말은 어디로 갔을까 찬구 떠난 그 바다를 생각하는 동안 쉭쉭 대는 바람결에 유리창이 휘감기고 싸락싸락 눈 내리는 밤을 쪼그려 봐도 마지막 숨결이 있어 그리운, 차마 눈물이 나는 곳 나가사키 항구 바닷가도 기억에서 흐려져 간다 살아생전 따스하고 다정했던 마음도 파도가 지워버린 모래 위 발자국처럼 그렇게 서서히 옛일이 되어 가고 귓가를 떠도는 친구의 여러 이야기마저 잘못된 기억으로 허구의 거짓일까가 두렵다 아득히 푸른 밤을 잊힌 기억들만 머릿속을 떠 다니고 어두워 가는 여백의 캔버스를 보면서도 친구가 남긴 세월 채울 수가 없어서붓끝에 너의 이름을 남겨 둔 채로 이 밤을 나도 의식 없는 죽음이어야 했다 우정이 매몰된 나가사키 푸른 바다엔 함께 .. 2023. 2. 8.
羅勲児 . 타향살이 라훈아 . 타향살이 (羅勲児 . 他郷暮らし) (一) ふるさと 離れて 幾年 すぎた 후루사토 하나레테 이쿠토시 스기타 고향을 떠나온 지 몇 해가 지났나 指折り かぞえりゃ 涙が 落ちる 유비오리 카조에랴 나미다가 오치루 손꼽아 세어보니 눈물만이 흐르네 (二) 浮草みたいな 私の運命 우키쿠사 미타이나 와타시노 사다메 부평초 같은 내 운명 帰らぬ 青春だけ 私も 老いた 카에라누 세에슌다케 와타시모 오이타 다시 못 올 청춘뿐 나도 늙었네 (三) 真赤に 燃えてる 夕日の空は 맛카니 모에테루 유우히노 소라와 새빨갛게 불타는 석양의 하늘은 瞼のふるさと 燃やして 消える 마부타노 후루사토 모야시테 키에루 눈에 선한 고향을 불태우고 사라지네 2023. 2. 8.
정일근 . 저 모성(母性) 정일근 . 저 모성(母性) 눈 내리는 성탄(聖誕) 아침 우리 집 개가 혼자서 제 새끼들을 낳고 있다 어미가 있어 가르친 것도 아니고 사람의 손이 돕지도 않는데 새끼를 낳고 태를 끊고 젖을 물린다 찬 바람 드는 곳을 제 몸으로 막고 오직 몸의 온기로 만드는 따뜻한 요람에서 제 피를 녹여 새끼를 만들고 제 살을 녹여 젖을 물리는 모성 앞에 나는 한참이나 눈물겨워진다 모성은 신성(神性) 이전에 만들어졌을 것이니 하찮은 것들이라 할지라도, 저 모성 앞에 오늘은 성탄절, 동방박사가 찾아와 축복해 주실 것이다 몸 구석구석 핥아주고 배내똥도 핥아주고 핥고 핥아서 제 생명의 등불 밝히는 저 모성 앞에서 정일근 시인 출생 : 1958년 7월 28일 출생지 : 경남 양산 데뷔 : 1984년 실천문학에 시 '야학일기' 학력.. 2023. 2. 8.
趙司翼 . 그리스 테살로니키에서 그리스 테살로니키에서 趙司翼 늦가을 테살로니키 해의 푸른 하늘 아래 벽에 걸린 그림에 취해 밤늦도록 고전문학과 싸워야 했다 오래전 올림피아 파르테논 신전에서 역사가 만들어지고 신화가 뿌리를 내린 곳 괴테, 헤밍웨이, 니체, 이 들도 나 같은 마음이 되어 쪽빛 바다 푸른 바람을 보고 갔겠지 내 맘처럼 안개가 자욱한 밤 눈물로 푸른 밤을 깨우며 고요한 태양이 일리아스 산 너머로 떠오를 때 그리스 경정맥을 자르고 지친 여행자의 외로운 이야기가 삼단노선의 구겨진 돛처럼 떨어진다 파도가 내 이러함을 지우듯이 별 우리에 갇힌 음산한 달빛뿐으로 공허한 마음은 결코 빛을 보지 못했다 In Thessaloniki Greece Under the blue sky of the Thessaloniki Sea in late au.. 2023. 2. 8.
Provence . 프로방스 제목 2023. 2. 7.
詩朗誦 . 들꽃의 말 영상에서 시 제목에 오타가 발생함을 양해바랍니다 들꽃의 말 趙司翼 그대! 나의 작은 꽃을 꺾어가세요 밟히고 채여 관심 없는 시선에 묻히느니 그대 화병서 말라 서런 슬픔이어도 물 냄새 향긋이 좋았다고 단 하루일 때도 내 선택 옳았다 말할 겁니다 떠가는 구름이 부럽기로서니 나의 타고난 운명이 바람의 노예라서 애가 탄들 들에 핀 게 죄일지라도 마지막 말라죽은 모습조차 바람에 날려 사라진다는 것은 견딜 수 없는 슬픔일 것 같고 작은 꽃 병서 하루라 해도 그대 시선 속에 머물고 싶다 하여, 나의 작은 꽃을 꺾어가세요 The Word of the wild Flower David cho come and pick my little flower Rather than being trampled and kicked and .. 2023. 2. 7.
기형도 . 봄날은 간다 기형도 . 봄날은 간다 햇빛은 분가루처럼 흩날리고 쉽사리 키가 변하는 그림자들은 한 장 열풍에 말려 둥글게 휘어지는구나 아무 때나 손을 흔드는 미루나무 얕은 그늘 속을 첨벙이며 2시 반 시외버스도 떠난 지 오래인데 아까부터 서울 집 툇마루에 앉은 여자 외상값처럼 밀려드는 대낮 신작로 위에는 흙먼지, 더러운 비닐들 빈 들판에 꽂혀 있는 저 희미한 연기들은 어느 쓸쓸한 풀잎의 자손들일까 밤마다 숱한 나무젓가락들은 두 쪽으로 갈라지고 사내들은 화투 패 마냥 모여들어 또 그렇게 어디론가 뿔뿔이 흩어져간다 여자가 속옷을 헹구는 시냇가엔 하룻밤 새 없어져버린 풀꽃들 다시 흘러 들어온 것들의 인사(人事) 흐린 알전구 아래 엉망으로 취한 군인은 몇 해 전 누이 얼굴을 알아보지 못하고, 여자는 자신의 생을 계산하지 못한.. 2023. 2. 6.
이내 뜨거운 가슴이 된다 이내 뜨거운 가슴이 된다 趙司翼 강변길 어둠 위로 초저녁 달이 떠오를 때면 옛 생각에 휘청거리지 않으려고 오고 가는 여러 주변 이야기들과 한 식구가 되어야한다 퐁네프 다리를 지나 대성당 노트르담으로 가는 굽이굽이 쿠르즈 여객선 뱃고동소리는 울렸었는지 작은 불빛이 박물관 유리 벽에 스미었는지 보이지 않는 그림자뿐으로 외로움을 감싸 안고 추억에 젖어 내 모습에 취해 있는 동안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는다 어김없이 어둠 안에 별이 빛나고 눈발처럼 날리는 기억을 홀로 쓸쓸히 '다니엘 불랑제' 신작 시집을 가슴에 품던 때가 오래전 일로 낯설게 다가오고 당시가 이글거렸던 꿈도 희망도 아르장퇴유로 가는 철교 어둔 불빛처럼 혼잣말로 지껄이는 이러한 밤에 결사하는 마음으로 다짐을 하고 눈에 보이지 않은 것을 애써 찾지는 말.. 2023. 2. 5.
심연수 . 등불 심연수 . 등불 존엄의 거룩한 등불 이 문틈으로 새어나오다가 한줄기 폭풍에 꺼져 버렜습니다 옛날 조상께서 처음 켠 그등불이 그동안 한번도 꺼짐이 없이 이 안을 밝혀왔습니다 그들은 그 빛을 보면서 옛일을 생각 하였고 하고 싶은 말을 하였으며 하고 싶은 일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지금도 어둠속에서 촛불을 켜는 이 있으니 또다시 밝이질 날이 멀지 않았습니다 그 등잔에는 기름도 많이 있고 심지도 퍽이나 기오니 다시 불만 켜진다면 이 집은 오래 오래 밝아질 것입니다 2023. 2. 4.